무척이나 힘들었던 취준을 뚫고 시작한 개발자로서의 커리어 시작의 해를 보내며
극적인 시작을 할 수 있었던 2022년
2022년이 시작하는 1월, 내게는 기쁜 소식이 연달아 접할 기회가 있었다.
21년에 52 곳의 기업에 개발자로 지원했고, 5곳을 제외하고 모두 다 떨어졌다.
개인적으로 이 시절을 정말 기억하고 싶지도 않고, 3개월 내에 끝내겠다고 목표했던 기간이 1년이나 지속되면서 이름도 잘 모르는 스타트업이나 잘 모르는 직무에도 마구잡이로 지원하다보니 자존심이 떨어지기보다 21년에는 화가 나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제일 이해가 안되었던 부분은 1차 면접에서 무엇 때문에 떨어지는지 모르는 상황이 무척 많았다는 것.
면접이 끝나고 답변을 제대로 했는지 구글링을 해보면 정확하게 답변을 했다고 확신하는 상황이 꽤 많았는데, 결과는 늘 불합격이었다.
심지어 하반기에는 코딩 테스트를 계속 만점을 받았기 때문에 떨어질 일이 없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카카오 모빌리티와 뤼이드에서는 코딩 테스트 만점을 받고 코테에서 불합격한 경우도 있었고, 구글 머신러닝 부트캠프 연계 회사인 커먼 컴퓨터라는 스타트업에는 서류 합불 연락도 없어서 연락을 3번이나 넣었는데, 끝까지 답변이 없었기도 했다.
(나중에 인사팀에 물어보니 경력자 채용을 하고 있었는데, 경력이 없어 불합격 되었다는 어처구니 없는 통보를 받았다. 도대체 채용 관리를 어떻게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었다.)
첫 개발자 근무지에서 3개월 만에 퇴사, 그리고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와의 만남
첫 개발자 근무지 회사는 제네시스랩이라는 곳이었다.
첫번째로 최종 합격한 회사라 갔던 회사이기도 하고, 해당 주에 최종 합격을 기다리던 회사가 4개가 더 있었고, 결과를 명확하게 모르던 상황이라 일단 해당 회사에 가겠다고 연락을 먼저했던 터라 가게 된 회사이기도 하다.
제네시스랩에는 결국 3개월 정도 근무하고 퇴사했는데, AI Applicant Developer라는 포지션에 붙기는 했는데, 포지션과는 전혀 관계 없는 일만 했고, 핏이 너무 안맞았다.
그리고 4개 회사 중 개인적으로 워너비는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라는 곳이었는데, 20 ~ 21년도에 주식과 금융 쪽에 관심을 꾸준히 갖고 있어 투자도 실제로 하는 중이라 AI 금융에 대해 관심도가 많아지던 시점에 지원했던 회사였다.
이 회사에 연락하여 4월 쯤에 입사가 가능한데 3개월 정도 기다려줄 수 있냐는 물음에 흔쾌히 ok라는 답변을 받았고, MLOps 엔지니어로서 22년에 개발자로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다.
누군가는 21년이 그 고생을 하고, 첫번째로 붙은 회사에 너무 쉽게 퇴사한 것 아니냐는 물음을 던질 수 있겠지만 본래 한 번 시작한 일에 끝을 보는 내 성향상 1년도 못채우고 나온 회사는 내게도 예외 케이스였고, 더 자세한 설명은 해줄 수 없지만, 이 3개월은 출근하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다.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에서의 8개월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에서 커리어를 시작할 때, 걱정이 많았다.
첫 개발자 커리어를 경험한 스타트업에서 너무 고통스런 3개월을 보냈던 터라, 이 회사도 동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기우였고,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에서의 8개월은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회사에서 올해 초에 MLOps 부서가 생긴 시점이었고, 리서치 엔지니어가 30 ~ 40명 정도 되었기 때문에 팀의 중요성이 부각되어 ML 인프라를 빠른 시간 내에 구비해야 했기 때문에 면접 참여 + 코드 + IDC 입주하는 일을 동시에 수행해야만 했다.
그 덕에 MLOps 팀 TO에 해당하는 인원을 모두 채용할 수 있었고, 이 때 필요한 사전 과제를 전부 내가 준비했던 터라 코드 외적으로도 나와 팀이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를 찾는 것에도 나름 적극적으로 의견을 어필할 수 있었다.
그리고 Kubernetes, GPU 서버, Jupyterhub, Flyte, MLFlow, Optuna, Pulumi 와 같은 플랫폼들을 직접 띄워보고 운영하면서 다양한 버그와 문제점들을 겪어볼 수 있었고, 사내 네트워크의 한계로 인해 발생하는 ML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IDC로 입주를 서두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IDC를 입주하는 일은 우리 팀 모두에게 무척 Challenging한 일이었다.
엔터프라이즈 급에서 필요한 하드웨어 스펙을 이해하는 것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고 기존의 데스크탑 서버들의 경우, Rack mount 서버로 리패키징하는 시간도 필요해서 여기서 시간을 꽤 많이 할애했다.
초반에는 클라우드로 작업을 이전하는 것을 고려했는데, 클라우드로 이전하면 매년 청구되는 클라우드 비용이 천문학적이었고, 이미 사내 전산실에 어느 정도 투입이 되어 있는 인프라와의 연계성을 고려할 경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운영해야하는데, 팀에서 투입되는 리소스도 무척 커지는 단점이 있었다.
다행이 회사에 세일즈 쪽에서 근무하는 분이 예전에 IT 세일즈 업무도 많이 해보셨던 터라 하드웨어 스펙을 꿰고 있어, IDC 입주와 관련하여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셔서, IDC 입주는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사실 이 정도 되면, 사내에 별도의 인프라 엔지니어가 관련 업무를 수행해야겠지만, 아직 회사가 인프라 엔지니어를 별도로 둘 규모는 아니었기 때문에 MLOps 업무를 수행하는 우리 팀이 InfraOps 까지 함께 했던 것 같다.
그 와중에 방화벽 업체가 방화벽 VLAN을 나누고 스위치에는 VLAN 설정을 안해준 덕분에 10시간씩이나 팀 전체가 삽질한 경우도 있었는데, 다행히 담당 엔지니어에게 연락을 다시 해서 스위치 설정을 해준 덕분에 우리의 사내 인프라 이전 및 증설 작업은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다만, 이 때 많이 느낀 것이 방화벽 관련해서 네트워크 기초 지식이 많이 필요했는데, 기본적인 걸 잘 몰라서 해당 업무에서 언급되는 용어들을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아마 앞으로 IDC 관련 업무 참여하다보면 네트워크 기본 지식도 많이 필요할텐데 네트워크 관련 공부는 미리 꾸준히 해놓는 습관을 만들어 놔야할 것 같다.
그리고 하드웨어 성능을 어떻게 최대한 끌어낼지에 대한 고민들도 이 때 많이 했다.
예를 들면, 회사에서 꽤 고가의 스토리지 도입을 고민하면서 PoC를 수행을 위해 Pure Storage, NetApp 등을 테스트했는데, 초반에 우리가 기대한만큼 성능이 안나와서 담당 엔지니어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성능 최적화를 위한 다양한 리눅스 설정들을 했었다.
이 때도 리눅스에 대해 잘 모르는 용어들이 많이 튀어나와서, 짧은 지식의 한계를 많이 보였다.
쿠버네티스나 애플리케이션 관련 내용들은 구글링하면서 접근하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드웨어나 네트워크는 문제가 발생하면 에러 코드를 반환을 안하니, 해결법에 대한 접근 자체가 무척이나 어려웠고, 시간이 많이 걸렸다.
잘 생각해보면 고도의 지식이나 전문적인 접근법이 필요한 상황이 많았던 것은 아닌데, 팀 전체가 특정 제조사 제품이나 하드웨어 호환성 등에 대해 무척 낮설어서 삽질을 한 경우가 꽤 많았다.
22년 회고와 23년 목표
원래 주 단위로 업무적으로 배운 것을 정리하면서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데, 지난 두 달 동안은 너무 방대하게 IT 지식을 섭렵한 덕에 정리하기가 무척 까다로웠다.
AWS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에서 제공하는 기본적인 컴퓨팅 인스턴스를 모두 실물 하드웨어로 접근하고, 구성했다고 얘기하는 것이 그나마 가장 근접한 답변이라 보면 될 것 같다.
팀원 모두가 잘 모르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IDC 입주라는 큰 비용과 시간, 그리고 노력이 필요한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나 생각해보면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두 모르지만 결과는 도출해야했기에 합심할 수 있었고, 시행착오 때문에 시간이 촉박했지만, 모두가 주말 근무와 야근을 해가며 만들 수 있던 결과라는 것이다.
물론 돈 받고 일하는데 “포기”라는 단어가 합당한가 싶겠지만, 마감 일자가 명확히 정해진 일을 모두가 헌신해서 만들어냈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축구 선수들이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얘기한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와닿지 않을 수가 없었다.
23년에는 이제 회사에서 ML 인프라 플랫폼을 소프트웨어적으로 완성시킨 것을 기반으로 AI Finance Trading Platform 구축을 한다고 한다.
이번 주에 성과 리뷰를 하면서 CTO님께 강력하게 AI Finance Trading Platform에도 참여하고 싶다고 어필해서, 내년 하반기에 참여할 수 있을 듯 싶은데 ML 개발과 관련해서 더 다양한 업무에 투입되면서 경험을 늘려가고 싶다.
22년 시작할 때, 회사 인원이 30명 남짓이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 100명 가까이 되었다.
실력이라는 것도 지금 당장은 안늘어 있는 것 같은데 어느 순간 한 번씩 돌아보면 확 늘어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3년은 내게도 개인적으로 목표하는 바가 있어, 그 목표를 달성하는 한 해로 만들기 위해 정진해야겠다.
개발자로서의 첫 해가 지나간다.
Ryan